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배관설계

[플랜트 배관 지식] 배관 두께 계산 시 '맞대기 용접(Girth Weld)' 효율은 왜 무시할까? (Hoop Stress의 비밀)

by 박이 2026. 1. 18.

지난 포스팅에서 **Joint Efficiency (E, 이음 효율)**에 대해 다뤘습니다. ERW 배관은 길이 방향으로 용접선이 있어서 E=0.85를 적용해 배관 살두께를 더 키워야 한다고 했죠.
그런데 여기서 날카로운 질문이 생깁니다.
"배관을 만들 때 생긴 용접선(Longitudinal Seam)은 신경 쓰면서, 정작 현장에서 배관과 배관을 연결하는 **원주 방향 용접(Circumferential / Girth Weld)**은 왜 두께 계산 식에 안 넣나요?"

현장 용접이 더 위험할 수도 있는데 말이죠. 오늘은 그 공학적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.

1. 배관이 터지는 모양을 상상해보자
풍선이나 소시지를 너무 빵빵하게 불면 어떻게 터지나요?
중간이 뚝 부러지나요, 아니면 길이 방향으로 찢어지나요?
십중팔구 길이 방향으로 길게 찢어집니다. 배관도 똑같습니다.

⚙️ 두 가지 응력 (Stress)
배관 내부에 압력이 꽉 차면 배관 벽에는 두 가지 힘이 걸립니다.
* Hoop Stress (원주 응력): 배관을 뚱뚱하게 만들려는 힘 (배관을 길이 방향으로 찢으려는 힘)
* Longitudinal Stress (길이 방향 응력): 배관을 길게 늘리려는 힘 (배관을 두 동강 내려는 힘)

2. 2배의 법칙 (The 2:1 Rule)
재료역학적으로 Hoop Stress는 Longitudinal Stress보다 정확히 2배 큽니다.

* P: 압력, D: 직경, t: 두께
즉, 배관은 반으로 뚝 부러지는 힘보다, 옆구리가 터지는 힘을 2배 더 많이 받습니다.

3. 그래서 길이 방향 용접선(Seam)이 중요하다
ERW 배관의 용접선(Longitudinal Seam)은 가장 큰 힘인 Hoop Stress가 작용하는 방향과 정확히 수직으로 놓여 있습니다. 가장 큰 힘을 버텨야 하는 곳에 용접이라는 '약점'이 있는 셈입니다.

그래서 ASME 배관 두께 계산 공식에 들어가는 **E (Joint Efficiency)**는 오직 '길이 방향 용접선(Longitudinal Seam)'의 효율만을 의미합니다.
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E=0.85를 적용해서 배관 두께를 미리 두껍게 만드는 것입니다.

4. 그럼 현장 맞대기 용접(Girth Weld)은?
현장에서 배관끼리 연결하는 **원주 용접(Girth Weld/Butt Weld)**은 어떨까요?
이 용접부는 **Longitudinal Stress (길이 방향 응력)**를 버티면 됩니다.
그런데 앞서 말했듯이, 이 힘은 Hoop Stress의 **절반(1/2)**밖에 되지 않습니다.
이미 배관 두께(t)는 2배 더 센 Hoop Stress를 버티기 위해 충분히 두껍게 선정되었습니다. 따라서 현장 용접부(Girth Weld)의 효율이 다소 낮더라도, 이미 확보된 배관 두께만으로도 충분히 버틸 수 있습니다.
결론: 배관 두께를 계산할 때 현장 맞대기 용접의 효율은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. (이미 배관이 충분히 튼튼하니까요!)

5. 예외: Girth Weld를 고려해야 하는 경우
"그럼 현장 용접부는 막 해도 되나요?" 절대 아닙니다. 두께 계산에는 안 들어가지만, 다른 설계에서는 중요하게 고려됩니다.
① 고온 크리프 구간 (High Temperature)
아주 높은 온도(Creep 영역)에서는 용접부의 강도가 모재보다 현저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. 이때는 ASME B31.3에 따라 **Weld Joint Strength Reduction Factor (W)**라는 계수를 적용하여 허용 응력을 낮춰야 합니다.
② 응력 해석 (Stress Analysis)
배관이 열팽창으로 휘어질 때, 용접부는 응력이 집중되는 구간입니다. CAESAR II 같은 프로그램으로 해석할 때 **SIF (Stress Intensification Factor)**를 적용하여 용접부가 안전한지 별도로 체크합니다.

📝 요약
* 배관은 내부 압력에 의해 **길이 방향으로 찢어지려는 힘(Hoop Stress)**을 가장 크게 받는다.
* 따라서 배관 두께 계산 시에는 길이 방향 용접선이 있는 **ERW/EFW의 Joint Efficiency(E)**가 핵심이다.
* 현장 맞대기 용접(Girth Weld)이 받는 힘은 Hoop Stress의 절반밖에 안 된다.
* 그래서 두께 계산식에는 현장 용접 효율을 넣지 않는다. (이미 두께는 충분하다!)
"왜 식에 안 넣지?"에 대한 의문이 풀리셨나요? 배관은 **'옆구리가 터지는 것'**을 막는 게 설계의 1순위라는 점, 꼭 기억하세요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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